세월이 주는 선물

세월이 주는 선물

손주가 떴다

입이 헤벌쭉
사진만 보고도
입꼬리가 올라간다

세상이 좋아
지구 반대편에 있어도
손 안에서 볼 수 있다
짬 만나면 들여다본다
아이들은 오락을 하지만
할비 할미는 너희들을 본다
같은 모습을 계속해서 본다
같은 소리를 계속해서 듣는다

깊숙이 숨어있던
삶의 주름살이 옅어진다
헤벌쭉 입가로 눈꼬리가 올라가고
볼이 부푼다

작은 핸드폰 화면 속으로
눈이 빠질 듯 바라본다
어어~ 아아~
오오~
와 와
작은 몸짓 하나에도
캄탄사가 쏟아진다

응 음
아 아
무슨 뜻인지 모를
단발 소리에
할비 할미는
세상에 없는 기쁨을 받고 행복함을 만들어낸다

앞으로 걸어온다
한발 두발
불안 불안
흔들흔들
뛰쳐나갈 듯
두 손을 뻗쳐
온몸을 앞으로 당겨
바라보는 할비 할미는
고개를
몸을
입을
손짓을 해가며
눈을 떼지 못한다

철퍼덕
그래도 좋다
웃음이 난다
교감의 행복이다

세월을 엮어 만들어낸
감사함을
사랑 묶음으로
삶이 영글어간다

살아가는 것 중에
주어지는
최고의 품삵이다

할비 할미는
헤벌쭉 웃는다

때문에......

2025.04.22 생각만 하여도 헤벌쭉 /김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