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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에/김상원

아파트주차스티커,무점착스티커-무무주차스티커/제제디자인 2007. 9. 1. 11:20

 

비오는 날에/김상원

 

비오는 날에

바라보고 있는 곳이

일손 놓고 고무신 벗어 올ㄹ앉은 툇마루든

세상 내려다 보이는 고층건물 창가이든

빗줄기, 빗소리에 눈과 마음 붙여놓는다

 

괜스런 허함으로

입맛 다시며

세월의 흔적으로 투박해진 검은 후라이팬에서

갓 굽어낸 파전이 먹고 싶은건

우리는 아직

삶의 아름다운 모습을 깊이 간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비오는 날에

울적함이 드는것은

아직 옛것들에 대한 아름다움과 후회스러움이 같이

마음속 깊은곳 생각의 빗물로 채워져 둥둥 떠 오르기 때문이다

 

비오는날에

사랑을 나누고 싶은건

아직 삶의 생활들이

빗줄기에 맞아 싱싱함을 더 하는 푸른잎들과 같기 때문이다 

 

비오는 날에

이렇게 글을 쓴다는건

아직 살아 있기때문이다

 

보이는 것들이

싫은것 보다는 떨어지는 빗방울보다 많을

아름다운 구슬같은 일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비오는 날에는

세상의 것들 다  한테 섞어 뒤집고 다눅여서

생긴대로 툭툭 비져나온 뜨거운 파전이 먹고싶다

비오는 날에는

파전굽는 냄새 조차도 그리웁다 

 

2007.9.1 옛맛이 그리운 날에(이미지 퍼옴) -김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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