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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를 치자

아파트주차스티커,무점착스티커-무무주차스티커/제제디자인 2005. 6. 16. 20:30

.........엔터를 치자.
 
흐린 날씨에
간간이 떨어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면서
책상 위 날 기다리는 자판기를 두들겨본다
항상 그 자리에
손길이 닿은 곳은 빤짝거림이 더하다
수많은 날 내 앞에서  토닥거리며 스쳐지나간 
106키판의 새겨진 조각 글들...
열 손가락  뜀박질 놀음에 
순간의 쓰다듬을 바라면서
자기 자리를 지키는 사이사이로 거므스레한
쓰다듬은 자국으로 때물 끼인 먼지 자국들이 
나와 같이한 시간을 말해 주는 것 같다.
유독 반짝거리는 곳!!
길줌 하니 옆 지기 자리까지 차지하면서
위의 모든 동생들을 보살피려는 듯
하단 부에 자리 잡고 있는 길줍한 스페이스바
아마도 마음이 넓어서가 아닐런지?
큰 형님이려나... 
이래도 두들기고 저래도 두들기고
한 번의 숨을 쉴 때마다 그를 두들긴다.
우두커니 무릎꿇어 앉아 있는 문지기가 있다.
그 우측 중간 부분 엔터 키 
힘이 들면 다리 꾸부린 무릎팍을 의자로 생각하고
쉬어 가란다.
과감한 결정을 내리란다
안타까움과 슬픔은 엔터를 두들겨 버려 버리란다
마음 잡음에 또 다른 흔들림으로 인한 번복은 없다.
줄 바꾸고 순서 바꾸고
이곳 저곳 둘러 볼 적에
아니 보아야 할 것은 막아버린다. 
엔터로써....
그래! 오늘도 날씨에 의한 짜증과
찌쁘둥한 몸의 균형을 신나는 음악으로 바꿔주는
스페이스바의 길다란 자리를 빌어서
쉬어 가면서 한 박자 늦춰봄이 어떨까..?
잠시 구름 낀 하늘을 바라보아야지
언제쯤 태양이 나올지를...
날씨 궂다고 이러고 있을 순 없지
자 !! 다시 시작을 한다.
습한 날씨 마음의 온기로 바꿔 버려야겠다.
시작의 엔터를 친다.
힘있게.................Enter를 치자.
2005.6.16 스페이스 뒤에 엔터를 치자   -김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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