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널에 가면 가슴속 짐은 두고 가고 싶은 곳/김상원 고속버스터미널 나와 더불어 띄엄 띄엄 몇 사람이 뒷받침 없는 휴게실 의자에 앉아 별다른 의식없이 커다란 TV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그 앞으로 까만 가방을 든 저 사람은 어디로 뭘 안고 갈까 커다란 트렁크를 끌고가는 저 여자는 어디서 무었을 가지고 갈까 허름한 회색 잠바의 저 남자는 이곳에 무엇을 두고 갈까 예쁘게 치렁렁렁한 긴머리의 저 아가씨는 어디로 가는걸까 얼굴과 몸짓에서 기쁨이 베어나오는 저 연인들은 무슨 꿈을 가지고 가나 휴게실 한켠 무리의 사람들 중엔 슬픔을 두고서 기쁨을 가지고서 또 다른 것을 찾아서 더러는 모든걸 버리고서 기다리고 있다 다 들러서간다 천태만상이 진열되어 움직이는 인생사 이동 백화점 터미널 공간 싫고 나쁘고 슬프고 괴로운건 99% 세일해서 팔고 갔으면 좋으련만...... 많은 이들 팔지 못하고 그냥 가슴속에 꾹꾹ㄴ눌러 담아 지나쳐 간다 정해진 장소로 순서대로 차례대로 시간에 맞춰 떠나고나면 또 북적 이리라 서로 다른 시야속으로 큰 짐을 든 이 작은 가방을 든 이 빨간색 티셔츠의 사람 하얀 구두의 신사 모여든다 그렇게 잠시잠시 진열이 되었다 수도 없이 서로가 바꿔간다 크고 작은 새로운 짐들로.... 인생 터미널 백화점은 문닫을 시간이 없다 가슴속 짐은 놓고 가고 싶은 곳 터미널 -김상원 음악:엘가 / 사랑의 인사 - Harp & Fl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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