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만큼 사랑해" 늦은 저녁나절 가끔씩 나누는 토큰 데이트 예년처럼 49-1 시내 버스를 탔다 맨 뒷자리에 붙어 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나즈막히 부르더니 귀에 대고 한 마디 한다 "자기야 사랑해" 기다림 없이 짧게 대답을 했다 "고맙소"라고 나의 거들짝 갑자기 손과 발을 휘젓고 굴러대며 박장대소한다 어떻게 "사랑해"라는 말에 그런 대답을 할 수 있느냐고... 난 진실로 고마움에 예까지 같이 해주고 모든 것 참고 견뎌준 항상 웃음 있어 좋은 "거들짝"이기에 하나의 마음 묶음으로 대답을 했다 "고맙소"라고 버스에서 내린 뒤에도 계속해서 키득키득 웃어댄다 해변도로를 따라서 시원한 바닷바람과 오색조명으로 환하게 비춰지는 광안대교가 보이는 백사장에서 자리잡고 앉았다 시기적 시름 뒤에 느껴보는 푸근함과 편안함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손도 잡고 발을 맞대 보자 더니 고개를 들어 또 물었다 "얼만큼 사랑해"라고 맑은 얼굴 바라보다 웃으며 대답을 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대답 누구나 갖고 있는 마음 곁에 있어 고마운 당신 날 사랑해 줘서 "더 고맙소" 라고 2005.7.28 살아가며 더 사랑하기 -김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