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시간들/김상원
2006년의 여름
막바지 더위가
태풍에 밀리면서 버둥거리고 있네요
군 제대 이틀 만에
서울을 뒤로하고 내려온 이곳.....
지금은 삶의 터전이 되어버린 부산
철모를 적 객지 생활에
혼자 있음이 안타까우시다며
일찍 짝 지워 준 덕에 벌써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해버렸을 24년의 세월
자식농사 2녀 1남
여리고
작아 보이더니
있어야 할 자리에서
작은 쇄기가 되어
스스로 자리 잡아가는 아이들
축척했던 내면의 지혜로
힘들 때 힘 부러지지 않는 지렛대가 되어주는
나의 거들짝!
웃는 모습이
웃음소리가 내게 힘을 준다
무더위가 물러가고 있는 즈음에
땀 훔치며
왔던 길 뒤돌아보고
가야할 길 쳐다보면
아직은
이곳저곳 현실에서 부딪기는 생활의
보이지 않는 각진 모서리가 남아 있겠지만
그래도
무디어지는 세월의 틀 속에
담겨지고 모두어 지는 건
무던한 삶을 가르쳐 주는
좋은 이웃이 있더군요
참기 힘들었던 많은 일들을
"거봐! 다 해낼 수 있잖아" 하고
아물어진 자국으로만 남겨지고
남은 숫자들은 하나 둘 버리고 갑니다
가까이 있는 이들과
만나서 얼굴 마주하며 웃음 쏟아내는 날들만을 기리며......
투박한 손으로 흐르는땀 쓰윽 훔쳐냅니다 -김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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