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지치고 작은 몸 움직임조차 귀찮은 휴일 초저녁 우리 부부 생각의 합이 맞았다 입맛 당기는 국밥 한 그릇 바깥 날씨는 어제 내린 잔비가 내릴 려는지 금정산 자락이 시꺼먼 구름이 머물러 있다 우산을 챙겨들고 집을 나섰다 동네 근처 시장통 입구 나름 이름난 국밥집 입맛 당기는 보통 국밥 얼큰한 맛 펄펄 끓는 뚝배기에서 빨간 국물 콩나물 사이로 비집고 살포시 얹혀있는 고기 한 점 건져 입부터 오물거리고 숟가락 가득 콩나물 듬뿍 뜨끈하게 한 술 뜨고 후후거리며 아삭이 고추 조선 된장 꾹 찍어 한 입 깨물어 먹는다 두 술째 빨간 깍두기 한 개 양파 한 조각 입이 호강을 한다 온몸에 열이 오른다 세 술 네 술 포만감에 마음이 생각이 저녁이 행복하다 국밥 한 그릇이 채워주는 기분 좋은 저녁이다 2024.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