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이치기
벼자락 베어내고 군데 군데
벼뿌리남아 쭈볐쮸뼛 거칠게 얼어있는 논바닥
개중에 물꼬터진 물자리따라
어디서부턴가 물이 들어와
넓은 동네 앞마당 모양
둥그렇게 자리잡은 얼음터...
그곳은 한겨울 차거운 바람속에
두껍고 울퉁불퉁 층을 덮어버리고
맨드랗게 논을 얼려 놓았었지
아무도 다니지 않아
발 헛디뎌 엉덩방아 찧기는 부지기수
친구 넘어지는 모습이 어찌그리 재미있던지
내 넘어질때 그놈들도 그랬을테지...!!
기억속에서 가물가물 떠오르다가
잊혀져가는 것은
모양냈던 팽이체 색깔과
팽이위에 색년필로 파란줄 빨간줄 굴게 그리고
그위에 초칠로 덧칠하고
내 팽이와 부딪혀 초때문에 미끄러져 비켜가라고
오늘은 누구와 붙든간에 기필코 이기리라
마음굳게 다짐하던 했던일
그때쯤엔
무에그리 중요한 일이었고 자존심이었는지?!!
음~~상민이와 재성...그리고 규원...
그래도 어렴풋이 생각나는 이름들
또 아랫동네 몇몇 아이들 모습
한자정도의 길이에 손에 잡기좋을만큼
참나무 끝자리에 헝겁몇줄 단단히 붙들어메고
나무팽이 감아돌려 얼음판에 내돌려
돌아갈라치면 신나게 후려치던 팽이돌리기
탁~~타..탁 ~딱....쫙~~쫙
와~~와 모두 자기 팽이인양
짝~~차르륵 짝~~쫙
뒷집 동네패들과의 팽이와 부딪혀
넘어트리기 할적엔
후려치는 팽이소리가
어찌그리 쨍쨍한지...
쫙~~쫙..~~`팽그르르르
짧은 배추..아님 무꽁지 같은 모양의 나무팽이는
내려치는 횟초리가 싫지가 않은듯...
나의 기합소리와 함께
팽그르르 씽~~싱 바람을 가르며 잘 돌아가고
빙둘러선 윗집아이들과 우리들
조금은 구부린듯한 모습으로
손을 내두르며 연신 기를 쏟아붓는다
돌아가는 팽이위에다 대고서...
웃는모습...큰소리로 내지르던 고함소리
얼음바닥에 부딪혀 건너편 산쪽에서 다시 들려오던
아이들의 함성소리
아마도 다시는
들을 수도
볼수도
가질 수도 없는 모습들이 아닐런지
단지 기억속 그리움으로만 남을뿐....
아름다운 추억속의 겨울 풍경으로만....
2006.1 문득 팽이치기하던 시절이 떠올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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