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인삿말이 바뀌었다.
짧게
경기가 어때요?
경제의 흐름에 억양도 뜻도 체감적으로 느끼는 것도 다르다.
내가 일하는 곳
문 밖에서 부터 사무실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문도 체 다 열고 몸이 안으로 들어도 전에
여긴 좀 어떠세요?
안면이 있다.
길건너 노래방
그래도 우리 보단 덜 하죠?
참~~경제가 어찌 될려는지
좀 나아 진데요?
시내는 어떻데요?
저 건너 큰 식당들은 더 하데요.
인건비도 안나온다 던데
그래도 여긴 혼자서 하시니 덜 하시겠네요.
찾아온 용건인 모양이다. 답답함도 토 할 겸
이 참에 할인 광고 함 더해보고
휴~~때려 치우던가 해야지..~원
물가는 오르고
손님은 없고
얘들은 커가고
빚은 늘어나고
도와주는 사람은 없고 ..마지막엔 신세 한탄조로
쉴새없이 묻고 답하고
혼자서 넉두리를 해댄다.
대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 듯
뒤이어 날 바라보며 하는 말
그래도 이쪽 경기는 괜찮죠?..
항상 바쁘신것 같던데
..!!
일손을 잠시 멈추고
말하는 이의 얼굴을 올려다보게 된다.
그렇게 생각되는 뭐 다른것이 있느냐는 듯
되묻지 않아도 잠시 생각할 여유도 없이
광고시장쪽은 장사 안돼서 가게문 닫는이가 많으면
다시 시작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는 단순 논리에서 나온것같다.
아!!~그러면 얼마나 다행이겠나
계산적으로 아니 표면적으로는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 참!
남의 속도 모르고
암튼 그렇게 보아주니 고마울밖에
할일없어 책상머리에 병든 병아리마냥
머리 쪼아리고 있는것보다는 보기는 좋을 테니까
그래 문제는 문제인것 같은데
시장을 따라 나서봐도
선뜻 이거 주세요가 아니 되는가 보다.
한참을 눈으로 두리번 거리다
크게 보이고 싸게 보일듯한 물건을
손으로 가리킨다.
또 한편으로 다른 덩어리를 곁눈질 하면서
경기가 좋아 가계가 두둑할땐 따라나서면
보기만 하여도 재미도 있었던것 같은데
마음이 아프고 속이 상하는가보다.
이건 얼마예요?
아~`저기 저건요?
절반도 팔아요?
아저씨~~한개 더 넣어주세요.
아~~안돼요.
얼마 남는다고...본전에 주는거예요.
손님도 없고 장사도 안돼니 몸이 피곤함인지
말끝을 퉁명함과 푸념으로 돌린다
이게 더 문제가 아닐까
그렇게 흥겹게 주고 받던 시장에서의 언어들이
메마르고 굳어 버렸다.
바삐 움직이던 몸짓과
열심히 마늘이며
조개, 잔파...배추 등
양념류며 과일들 정리하며
바지런히 껍질을 뻬껴내던손놀림도 없다.
그들의 표정 조차도 굳어버려
흥정의 대화가 짧아진다.
얼마예요?
좀 깎아주면 안돼요.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말도 없이 표정이 바뀐다.
안 팔아요.
그럼 그냥 주세요.
시장언어의 재미 있는 토씨가 빠지고 정감 없어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주고받는 억양이 예년같지가 않다.
그냥 구경만 다녀도 피로가 풀리던 삶의 장터
여기요~~
그냥 구경만 하세요.
함 드셔 보시고 사 가세요.
저기 가는 새댁~~안 사도 좋습니다.
사람이 없다. 부르는 이도
구경할 사람도
지나가는 새댁도
손자 손녀 모시 사러나온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다 어딜갔는가?
시장에서 느끼는 풋풋한 삶이 죽어가고 있다.
구부린 허리의 무거움과 가슴의 짓누름이 더 버거웁다.
엄살을 피우는것은 그들이 아닐진데
먹고 입는 것이야 아끼고 꿰메 입으면 되겠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네들
그 부드럽고 정감 있던 삶이 메말라가고 있음에
물꼬를 튀어줄 이 누구인가?
가둬놓은 저수지의 물이 그냥 메말라 버리기전에
열어 주어야 할텐데
시장속 삶을 모르는 이들
오늘저녁 식탁에 오른 찬거리에
우리네 일상의 어려운 삶과 흥정속에
어려움 아픔이 있음을 보아야 할것이야
내일은
시장에 나서서 그들 곁에서
미소로 흥정하고
덤으로 마음 하나 더 얹어 올 수 있었으면 좋겠네
문열고 인사하는 말
바빠서 보기 좋습니다.
예!! 고맙습이다.
다 덕분이죠 라고 대답할 수 있기를
2006.3.16 내일 인사는 바빠서 보기 좋습니다. -김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