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었지/김상원
1. 나 어릴 적 한 여름날
땡볕 더위에
놀다 보면 물차 올라
젖어질 것 빤히 알면서도
바짓가랭이 돌돌 말아
두 서너 번 무릎팍 까지
둥둥 걷어 부치고
더러는 옷 벗는 것조차도 귀찮음에
입은 체로 개울가로 뛰어들었다
2. 부끄럼 모르고 멱감던
그땐 그랬었지
헐렁한 런닝 입고있는 아이는 가시나
곧 빵구날 듯한 삼각팬티만
걸치고 첨벙대는 아이는 머스마들
젖은 팬티 조차도 거추장스럽게 느껴져
잠시 궁둥이 걸쳐 쉴만한
갯가 바위 위에 훌훌 벗어 던지고
조그마한 방울 꼬추 내놓고 멱 감던 시절
자연을 놀이 벗삼아
빵구 난 대나무 소쿠리(바구니) 머리에 쓰고
어설픈 수풀 초 사이사이 발 물질에
쫄 그물 쑤셔대며 깔깔 거리던 시절
3. 아련한 세월흐름 고작 30년
자연을 그리워 하며
어원 조차 생소하고 모호한
웰빙 시대라 일컫는 요즘
기억 속의 그 길
맨발 디밀어 볼 개울은 없어도
추억을 그려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할
생태공원을 돌아보며
향수에 젖어 여름을 거닐어 본다
또 30년뒤
꾸며진 웰빙시대의
아이들은 어떤 추억을 밟으려나?
울산 태화강변 생태공원을 거닐며 -김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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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Those Were The Days - Mary Hopkins